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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니가 소중하면 나도 소중하다.

by 어커스틱 202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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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36분, 마이클 베이

생존 본능, 희망 그러나 삶에 대한 의문들.

우리는 인간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위험을 회피하고 생존하기 위해 매일매일 고군분투 합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음이란 두렵고 생존은 당연한 인간의 본능입니다. 하지만 때로 인간은 스스로의 목숨을 버리기도 합니다. 지구상의 어떤 종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인간만의 특징입니다. 왜일까요? 인간은 생존본능뿐 아니라 희망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힘들더라도 고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건 언젠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입니다. 꼭 성공이 아니라도 지금의 불편한 상황을 회피할 수 있다면 당장의 불편함은 감수합니다.
영화는 지구상의 큰 재앙으로 인해 인류의 대부분이 사라진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일부의 사람들만이 살아남아 격리된 시설 안에서 단체를 이루어 생활합니다. 매일 단조로운 일상을 보냅니다. 정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식사를 하며, 색색깔 튜브에 색색깔 캡슐을 보내는 일을 합니다. 남녀 간의 접촉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지루하지만 그들은 생존한 인류로서 종의 보존을 위해 건강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가끔씩 있는 추첨을 통해 아일랜드로 갈  수 있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곳엔 햇볕이 내리쬐는 해변과 나무들이 흩날리는 바람이 있습니다. 생명들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곳은 남은 인류 전체가 가기엔 좁습니다. 당첨된 일부만이 갈 수 있는 곳입니다.
남자 주인공 링컨은 어느 날 우연히 나방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작은 나방 하나가 링컨에게 외부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품게 합니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계속하고 있는 튜브에 캡슐을 삽입하는 일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습니다. 그 튜브들은 어디로 가는 것이며 도대체 왜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습니다. 다시 보게 된 나방을 따라가다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링컨은 친구 조던을 데리고 탈출을 감행합니다. 밖으로 나온 그들은 자신들을 의뢰한 인간들을 찾아 나섭니다. 점점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아가는 그들은 조던과 링컨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링컨과 그의 본 인간인 톰은 서로가 무엇인가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링컨이 꿈에서 본 모든 것들이 톰의 집에 있거나 톰이 겪은 것들이었습니다.
링컨은 톰의 계략으로 사실되고 맙니다. 하지만 그건 링컨이 아닌 톰이었습니다. 링컨은 속고 속이는 인간의 속성조차도 배웠습니다. 다시 격리시설로 들어간 링컨은 메릭 박사를 물리치고 모든 클론들을 풀어줍니다. 새하얀 그들의 유니폼은 흙에 더럽혀지고 햇빛에 눈은 부십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를 맞보게 됩니다.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클론은 인간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 걸까요? 영화는 그런 질문들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그냥 클론도 인간입니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인간을 인간 일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빠와 엄마의 사랑으로 잉태되어 태어난 것 만이 인간은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힘일까요? 자아라고 하는 것이 진짜 있기는 한 걸까요? 복재된 클론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 또한 가끔은 어딘가의 저와 똑같이 생긴 인간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정말 똑같이 생겼다고 하면 그는 제가 되는 걸까요? 분명한 건 생김새나 몸매 따위의 것으로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에 의해서 인간은 구분됩니다. 가끔 우리는 '인간 같지 않은 인간'들을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이 어떤 피해를 받더라도 상관하지 않는 그런 존재들입니다. 자신의 쾌락을 위해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그런 인간들 말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에 대해서 의문을 던집니다. 답은 여러분들이 하시기 바랍니다.

후일담 - 여러 의미로 눈이 즐거운 영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로 스토리는 둘째 치더라도 추격장면 등은 매우 스릴 넘치는 연출이 돋보인다. 한창 꽃다운 나이의 스칼렛 요한슨도 한몫을 한 듯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미국에서는 참패를 한 영화로 특이하게 우리나라에서는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여담으로 당시 황우석 박사가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눈이 즐거운 영화라는 것은 그만큼 내용 면에서는 많은 허점이 발견되었기 때문인데 클론이라는 설정 자체가 매우 생소했던 소재이기도 했고, 끼어 맞추기 식 설정으로 보이는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클론들이 이렇게 집단을 이루고 자신들이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그렇지 않으면 장기들이 유지되지 못하고 죽기 때문이라던가, 클론들이 자신들의 본체와 정신적으로 이어져 있다는 설정등이 그러합니다. 사실 이런 설정들은 SF물이나 이세계물이 당연해진 지금에는 전혀 걸리는 부분은 아닌 듯합니다. 요즘은 주인공이 죽으면 능력자로 부활하는 게 당연한 시대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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