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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쇼] 지금의 내가 나를 뛰어넘어야 하는 이유

by 어커스틱 2024.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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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쇼, 1998년, 103분, 짐 캐리 주연

 

트루먼은 평범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주인공 트루먼은 보험 판매원으로 일하는 평범한 중년 남자입니다. 그에겐 아내도 있습니다. 가끔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고는 합니다.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법한 아프고 안타까운 추억들을 가지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갑니다. 매일 아침 마주하는 이웃에게 밝은 미소로 하루의 인사를 전할 줄 아는 남자입니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의 인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카메라와 연기자들에 둘러싸여 도촬 된 '트루먼 쇼'의 주인공인 것입니다. 그의 도촬 된 영상들은 전 세계를 향해 방송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시간 방송되는 그의 평범한 일상을 TV를 통해 봅니다. 달에서도 보일 정도로 큰 규모의 스튜디오 속에서 살아가는 트루먼, 그는 그가 살고 있는 공간이 스튜디오인 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섬으로 이루어진 곳이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기엔 아버지를 집어삼킨 파도가 몹시 무섭습니다. 그나마의 위로가 되어 주는 것은 그녀의 아내 메릴뿐입니다. 그녀 또한 섭외된 배우일 뿐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어느 날, 물에 빠져 죽은 줄 알았던 그의 아버지가 트루먼의 앞에 등장하게 됩니다. 연출된 등장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변경된 시나리오로 인해 죽음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했던 아버지 역할의 배우가 앙심을 품고 트루먼의 앞에 등장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트루먼은 그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같은 사람들을 지나치는가 하면 세트가 변경되는 과정을 목격하기도 하는 등의 의심스런 상황들을 겪게 됩니다. 

그는 섬에서 탈출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는 자신을 24시간 촬영하고 있는 존재에 대해 자각하게 되고, 카메라를 피해 도망을 갑니다. 그는 여러 시도 끝에 결국 바다로 나가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는 위험한 항해를 시작합니다. 

 이 모든 것을 연출하고 기획한 크리스토프가 트루먼의 위치를 알았을 때는 이미 그가 바다로 충분히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크리스토프는 파도와 비를 내립니다. 점점 강해지는 강도에도 트루먼은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결국 배는 뒤집히고 맙니다. 파도와 비가 잠잠해지고 트루먼은 스튜디오의 끝에 다다르게 됩니다. 트루먼은 출구(EXIT)로 나가는 계단을 발견하고 발을 옮깁니다. 크리스토프는 최후의 수단으로 트루먼에게 말을 겁니다. 모든 게 주어진 스튜디오 안에 남으라고 말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트루먼이 탈출을 시도하면서부터 그를 응원했습니다. 숨죽여 트루먼의 대답을 기다립니다.

트루먼은 아침에 마주하는 이웃에게 하듯 하루의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출구의 문을 엽니다. 시청자들은 환호하고 함께 즐거워하며 감동합니다. 

 

짐 캐리에 대한 편견은 여기까지만

짐 캐리는 희극 배우로서 굉장히 유명한 배우입니다. '덤앤더머'와 '마스크'등의 인기는 정말로 대단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과장스러운 연기와 바보스럽고 우스깡스러운 연기는 어린 시절 명절 스크린을 채웠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가 진지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다소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 영화 이전까지 만 이었습니다. 

 그는 충분히 진지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출구의 문을 열기 전 그의 대사와 표정연기는 충분히 감동적이었습니다. 분명 연출의 힘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솔직히 이 영화 이후에 나온 '이터널 선샤인'에서의 그의 연기가 더욱 좋았던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그의 길쭉한 얼굴형, 큼직큼직한 이목구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과장된 듯한 감정표현 등이 이 영화 이후에부터는 점점 내공이 쌓이는 느낌으로 진화한다고 할까요? 나이가 든 지금은 그의 얼굴엔 마냥 장난기만 섞여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분야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의 얼굴에는 아름다움이 새겨지는 것 같습니다. 짐 캐리님의 얼굴에도 그 아름다움이 배어 있습니다. 여전히 그가 출연한 작품들이 기대가 되는 이유입니다. 

 

평범한 일상이라도 돈이 되는 세상??

이 영화가 개봉해서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후 다음 해에 처음으로 24시간 관찰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이 선을 보이게 됩니다. 그것이 '빅브라더'입니다. 이것은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어 세계적으로 프랜차이즈 방송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트루먼쇼'를 '빅브라더'에 영감을 준 영화로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그 보다 더 전에 만들어진 오손 웰스의 '1984'에서 그 원형을 찾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트루먼쇼'에서 평범한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에 대한 상업적 가치를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는 점입니다. 실제 '빅브라더'는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리얼리티 TV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관음증적 욕구를 풀어낸 것입니다. 

 평범한 인생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어떤 삶이 평범한지는 알지 못하는 사회.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지만 직접 보지는 못했던 타인의 평범한 삶을 관찰하고 싶은 욕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끕니다. 왜냐면 진정한 평범함이란 게 뭔지 우리는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를 뛰어넘는다는 것

그렇습니다. 평범함의 정의는 우리 스스로 내리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 평범함은 안정감, 인간다움, 책임감 있는 삶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평범함이란 지루함, 쳇바퀴, 소비되어짐. 등의 부정적 의미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일상을 뛰어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주변을 살피고 문제를 찾아 극복해야 합니다. 그는 길은 '트루먼쇼'의 마지막 항해보다도 힘들 겁니다. 하지만 지금과 다를 수는 있을 겁니다. 맘에 안 드는 인생이라면 출구(EXIT)를 찾아서 나가야 합니다. 

 나를 돌아보게 만든 영화 '트루먼 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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